우리 집은 산사는 아니지만 고요하다 집앞으로는 34번 국도가 지나간다. 차들이 많이 다닌다. 집에 앉아 있으면 고요하다. 동네는 성안이라 맘대로 수리할 수가 없다. 우리 집은 창룡문 쪽 세번째 집이다. 이 집에서는 연무대, 연무정, 동북공심돈이 보인다. 한 때는 아이들이 재잘재잘 거리는 소리도 들린 적이 있다. 요사이는 코로나 19로 그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래도 주말이면 부모들이 삼삼오오 연날리기를 한다. 연날리기가 장관이다. 우리 집은 남향 집이다. 남쪽 창을 열면 과거가 고스란히 보인다. 우리 앞집 아버지는 때만 되면 집을 수리하나 바쁘다. 수리하고 나면 그게 달라진 게 없는데도. 그리고 그 앞에는 작은 밭들이 옹기종기 있다. 다 주인 있을 테지만 관리하는 밭도 있고, 관리받지 못하는 밭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