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과 삶/크리스천과 독서

고객을 발명한 사람, 헨리 포드(헨리 포드, 공병호·송은주, 21세기북스)

기독항해자 2013. 2. 1. 15:56

고객을 발명한 사람, 헨리 포드(헨리 포드, 공병호·송은주, 21세기북스), 2013년 1월에 읽음


이 책은 헨리 포드의 자서전이다. 헨리 포드는 이 책에서 그의 경영 철학을 풀어 놓고 있다.  헨리 포드의 경영 철학은 경영학에서 가르치는 경영 원리와는 사뭇 다르다. 헨리 포드의 경영 철학은 사뭇 신선하다고 할 수가 있다. 기업을 경영하는 목적은 돈을 버는 데 있지 않다고 포드는 말한다. 가격은 내리고 임금을 올리라고 말하는 포드의 경영철학은 이 시대의 기업 정신과는 다르다. 이 시대의 기업가와 경영인들이 헨리 포드와 같은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이 시대의 경제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말 없는 마차에 대한 꿈

똑똑한 사람들이란 늘 그런 식이다. 너무나 똑똑하고 현실적이어 항상 뭐가 왜 안 되는지에 대해서 훤히 꿰고 있다. 늘 한계밖에는 모른다. 바로 그 때문에 나는 잘나가는 전문가를 절대 쓰지 않는다. 부정한 수단으로 경쟁자를 꺾고 싶다면 그에게 전문가들을 보내주면 된다. 확신하건대 그는 전문가들의 훌륭한 충고를 듣느라 일은 거의 하지 못할 것이다,

좋아서 하는 일은 조금도 힘들지 않은 법이다. 나는 항상 결과에 대한 확신이 있다.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결과는 나오게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늘 그런 방식으로 일을 했다. 계획을 세우고, 제작에 들어가기에 앞서 세부사항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결정해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을 진행되면서 임시변통으로 막느라 엄청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그러면 최종 결과물은 일관성을 잃고 균형이 제대로 맞지 않게 된다. 많은 발명가들이 계획과 실험을 구분하지 못해서 실패한다.

사업은 서비스다

사업을 할 때 가장 놀라운 점은 다들 돈 문제에만 관심을 쏟고 서비스에는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돈이 일보다 먼저가 아니라 사업의 결과물이 되어야 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에 역행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제품이 그럭저럭 봐줄만 하고 그걸로 돈을 벌어들일 수만 있으면 제조 방법을 개선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대중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가 아니라 오로지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있느냐가 제품을 만드는 목적이 된다. 소비자의 만족 여부도 관심사에서 밀려난다. 소비자에게 팔기만 하면 된다. 불만스러워하는 소비자를 신뢰를 배신당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성가신 불평꾼으로 본다. 혹은 처음부터 제대로 만들었어야 할 제품을 고칠 돈을 대주는 돈주머니 정도로 여긴다.

제품을 팔았다고 제조업자와 고객과의 관계가 끝난 것이 아니다. 그때 비로소 고객과의 관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자동차의 경우, 자동차 판매는 도입부에 불과하다. 자동차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면 그때야말로 제조업자가 나설 때다. 불만을 품은 고객보다 더 나쁜 광고는 없다.

눈앞의 돈만 쫓는 금융가의 통제를 받게 되면 서비스 망친다. 돈벌이를 최우선으로 삼는다면 미래의 사업은 오늘의 현금을 위해 희생되지 않을 수 없다. 돈벌이에 급급하게 되면 기막히게 운이 좋아 큰돈을 벌지 않는 이상 웬만해서는 서비스에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1) 돈 문제를 일보다 우선시하면 일을 망치고 서비스의 근본을 망가뜨리기 쉽다.

2) 일보다 돈을 먼저 생각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말목을 잡힌다. 이 두려움은 사업을 발전시킬 길을 모조리 막아버린다. 이 두려움에 사로잡히면 경쟁을 두려워하고, 자기 방식을 바꾸기를 겁내고, 현재 상태를 변화시킬 행동을 취할 엄두를 전혀 내지 못하게 된다.

3) 서비스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취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힘 닿은 데까지 최선의 방법으로 일을 하는 것이다.

좋은 기업의 조건

사업의 흥망은 우리가 하기 나름이다. 농작물을 재배하든 광산을 파든 제조를 하든 유일한 목적은 먹고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입을 옷과 사용할 물건을 얻는 것이다. 그밖에 다른 어떤 목적도 있을 수가 없다. 하지만 흔히들 본래 목적을 밀쳐놓고 서비스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서 사업을 한다. 이는 화폐 체계 탓이다. 화폐는 편리한 교환 수단이지만 가끔씩 교환에 걸림돌이 된다.

경영을 크게 그르친 탓에 소위 운 나쁜 시기를 겪기도 한다. 흉년이 크게 들면 나라 전체가 굶주리게 된다. 그러나 굶주림과 가난의 이유가 오로지 경영을 잘못한 탓이라면 더군다나 불합리한 재정 구조에 내재된 잘못된 경영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 고통을 더욱 견디기 힘들 것이다. 물론 전쟁이 터지면 모든 것이 다 엉망이 된다. 온 세상이 뒤집힌다. 경영을 더 잘 했다면 전쟁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전쟁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전쟁은 금융 체계의 수많은 결함을 드러내어주었지만, 무엇보다도 오로지 돈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사업이 얼마나 불안정한가를 보여 주었다.

재정 방식에 문제가 있어 그 결과 사업이 잘 안 되는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사업에 문제가 있어 재정 방식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인지를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현재의 금융 체계를 뒤집으려는 시도는 전혀 바람직하지 않지만 서비스 기반으로 사업을 재편하려는 시도는 대단히 바람직하다는 점이다. 그 다음에 금융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그러면 현재의 체제는 더 이상 존재할 이유를 잃고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사업을 안정된 기반에 올려놓는 첫걸음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혼자 움직여서는 완벽한 결과를 얻을 수 없지만 그 사례가 퍼져나가기 시작하면 뒤따르는 이들이 생기고, 보잘 것 없고 부진하던 기업도 점차 일어날 것이다. 부진한 업종도 사업과 금융을 재편하여 경기 부진과 주기적인 불경기에서 탈피하게 만들 수 있다.

임금삭감은 상황에 대처하는 가장 손쉽고도 경솔한 방법이며, 말할 것도 없이 비인간적인 방법이다. 사실상 경영진의 무능을 노동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다. 이를 명심하고 있는 현명한 경영자라면 다른 제조업자들이 임금 삭감으로 불황을 대처하려 할 때 좀 더 머리를 써서 도전해야 한다. 다른 모든 수를 다 써보기도 전에 임금을 갖고 장난치는 것은 진짜 문제에 등을 돌리는 태도다.

생산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

투기는 제조업자가 망하는 길이다. 제조업자에게 몇 번 싼 값에 물건을 살 수 있게 해줘보라. 그러면 머잖아 그는 정당한 사업으로 벌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사고팔기로 벌 생각을 하다 파산할 것이다. 이런 파국을 맞고 싶지 않다면 필요한 만큼만 사라. 이러한 방침을 세워두면 사업에서 한 가지 위험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

높은 임금도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 직원들이 다른 걱정거리로부터 벗어나기 때문에 작업효율이 높아진다.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려면 가능한 한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우리는 천년만년 끄떡없는 기계를 만들고 싶다.

가격은 낮추고 임금은 높여라

은행은 안전하고 편리하게 돈을 맡길 수 있는 곳이다. 경쟁자의 사업에 돈을 쓰면 우리 사업이 망하게 된다. 재무 전문가가 되는 데 시간을 허비하면 생산에 실패하게 된다. 제조업에 돈을 대주는 곳은 공장이지 은행이 아니다. 사업가가 재무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너무 많이 알아도 탈이다. 그쪽 방면에 전문가가 되면 돈을 버는 대신 빌릴 궁리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며 갚을 수 있는 액수보다 더 많은 돈을 빌리게 된다. 사업가가 아니라, 채권과 어음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기를 쓰며 저글링하는 재주꾼이 된다.

돈은 사업에서 수단일 뿐이다. 기계의 일부나 마찬가지이다. 사업이 어려움에 빠졌다고 10만 달러를 빌리는 것은 선반 10만 개를 빌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선반이 어려움을 해결해주지 않듯이, 돈도 역시 도움이 안 된다. 더 많이 아이디어를 짜내고 생각을 거둡하고 현명하게 용기를 다지는 길 밖에 없다. 가진 것을 잘 이용하지 못하면 그나마 얻을 수 있는 것도 계속 잘못 쓰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오용을 고치는 것이다. 몸을 치료하면 인체가 스스로 깨끗한 피를 만들어내듯이, 사업을 재정비하면 돈을 벌리기 시작한다.대출은 난국을 뚫고 나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손쉬운 변명거리가 될 수 있다. 대출은 나태와 자만을 달래주는 역할도 한다.

내 재무 정책은 판매 정책의 결과이다. 내가 늘 하는 주장이지만, 이윤을 많이 붙여 적게 파는 것보다는 낮은 가격에 많이 파는 게 낫다. 이렇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살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보수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면 생산 계획을 짜고 경기 부진을 막을 수 있고 놀고 있는 공장을 유지하느라 낭비되는 돈도 절약할 수 있다. 그 결과로 사업이 쉬지 않고 잘 굴러갈 수 있게 된다.

나는 흔히 말하는 주주들을 원치 않는다. 그들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능력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내 야심은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우리가 세우려는 산업 체제의 혜택을 힘닿는 데까지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 우리는 생활과 가정을 일구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생산적인 사업에 더 큰 몫의 이익을 재투자해야 한다. 일하지 않는 주주들에게 돌아갈 몫은 없다.

임금을 깎을지 배당금을 폐지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언제고 배당금을 폐지하겠다. 임금을 갂는다고 비용이 절감되지 않기 때문이다. 임금을 깎으면 구매력이 떨어지므로 임금 삭감은 좋은 조치라 할 수 없다.

왜 가난한가

절약은 낭비다. 삶의 정수, 생명의 활기를 낭비하는 짓이다. 낭비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방탕한 생활에 알맹이를 다 빼주는 탕아의 낭비가 있는가 하면, 알맹이를 쓰지 않고 웅크려 쥐고만 있다가 썩히는 게으름뱅이의 낭비도 있다. 철두철미한 절약가는 게으름뱅이와 같은 부류가 될 위험을 안고 있다. 사치는 보통 지출을 지나치게 억누른 데서 나오는 반작용이다. 거꾸로 절약은 사치로부터 나온 반응인 경우가 많다.

젊은이들은 절약보다는 투자를 해야 한다. 창조적인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기 자신에게 투자해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최고치까지 끌어올린 다음에 수입의 상당 부분을 고정적으로 떼어 저축할 생각을 해도 늦지 않다. 자신의 능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면 그것은 절약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자본을 갖다 버리는 짓이다.

기업이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자선

주기는 쉽다. 그러나 줄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은 어렵다. 그러려면 불행의 원인을 개인 너머에서 찾아야 한다. 물론 그 사이에도 개인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되겠지만, 단지 일시적인 위안을 주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가난 자체의 근절보다는 가난한 한 가족을 돕는 데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다.

직업적인 자선은 차가울 뿐 아니라 도움보다는 상처를 준다. 수혜자의 품위를 깎아내리고 자존심을 마비시킨다. 이는 감상적인 이상주의에 가깝다. 자선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이렇게 퍼진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호의적인 사회복지사업의 수혜자가 되었다. 국민 전체가 서서히 어린애처럼 무력한 상태로 빠져들어 갔다. 자선하는 것을 전문적으로 하는 직업의 성장은 봉사하고 싶다는 갸륵한 욕망을 쏟아놓는 배출구가 되어주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자립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고 봉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상황을 바꾸지도 못했다.

남이 한 성공은 쉬워 보인다. 그러나 실은 쉬운 성공은 없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다. 성공하기는 언제나 어렵다. 성공하려면 자신이 가진 전부를 다 쏟아부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