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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민족의 길을 묻다(송건호, 한길사)

기독항해자 2012. 4. 24. 08:08

역사에 민족의 길을 묻다(송건호, 한길사)


송건호 씨는 이 책에서 역사의 길과 현실의 길을 대비하면서 일제시대와 해방공간 안에서 민족의 지도자로 나섰던 11명의 인물-김구, 여운형, 김창숙, 안재홍, 이동녕, 안창호, 이승만, 김교신, 한용운, 신채호, 함석호-들을 평가하고 있다. 송건호 씨는 역사의 길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역사의 길이란 무엇인가? 역사란 본래 발전의 개념이다. 역사의 길이란 인간 및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삶을 걷는 것을 의미한다. 후진국에서 진정한 의미의 발전은 '민족'에 의해 비로소 근거가 잡힌다. 한 민족이 평화와 번영과 정의를 누리려면 민주주의를 확립해야 하고 자유를 위해 싸울 줄 아는 용기와 양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의 경우, 한 인물에 대한 평가의 기준 내지 근거는 민주주의 뿐 아니라 민족이 되어야 한다. 이 민족의 통일, 이 사회의 민주주의, 그리고 민족의 자주와 자유를 기준으로 하여 문제 삼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역사의 길이다. 역사의 길은 형극의 길이자 수난의 길이다. 사회의 온갖 세속적 가치로부터 소외되는 길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그것이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역사의 길을 택하지 않고 현실의 길을 걷는다. 현실의 길은 안락의 길이자 세속적 영화의 길이다. 그러기에 수난의 일제 식민통치 하에서 얼마나 많은 유위한 인재들이 역사의 길을 버리고 현실의 길을 택했던가.

이런 시각에서 일제 시대의 이용구, 송병준, 이완용을 매국노로 보다는 현실의 길을 택해 간 사람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오늘도 그 시대와 똑같은 상황이 주어진다면, 똑같이 그 길을 갈 것이기 때문이다. 송건호 씨는 11명의 지도자 중에서 현실의 길을 간 대표적인 인물로 이승만 씨를 들고 있다. 그리고 안재홍씨도 일면 현실의 길을 택한 사람으로 보고 있다.

송건호 씨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독자들이 그들의 삶을 어디에 놓을 것인지 결단하도록 한다.

산다는 것은 어렵다. 어려운 역사적 상황에서, 역사적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