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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 정상에서 라틴아메리카를 보다(손호철, 이매진)

기독항해자 2012. 4. 21. 10:07

추픽추 정상에서 라틴아메리카를 보다(손호철, 이매진), 2012년 4월에 읽음


진보적 정치학자 손호철의 라틴 아메리카 횡단기. 새로운 세계를 향한 열정으로 꿈틀대는 라틴아메리카를 체험한 저자의 라틴아메리카 횡단기로, 신자유주의의 유토피아로 우리를 보여준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남미와 중미의 여덟 나라를 방문하면서 발견한 '좌파 정부라는 유령'도 소개하고 있다.

1. 쿠바

쿠바는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이 인디언을 서구 문명에 굴복시키지 못하자 원주민을 거의 멸종시키고 노동력으로 쓰려고 아프리카 노예를 데리고 온 대표적인 나라다. 그래서 인구 대부분이 아프리카계와 혼혈이다. 그러나 카스트로를 비롯한 지도층은 여전히 백인이다. 따라서 좁게는 반미, 넓게는 강대국에 저항하는 반제국주의 선두 국가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콜럼버스로 대표되는 유럽의 쿠바 정복이 없었다면 카스트로를 비롯한 현재의 쿠바 지도자들도 존재할 수 없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호세마르티: 근대 스페인 문학의 효시라고 불리는 호세 마르티는 쿠바 출신의 뛰어난 문필가이자 언론인이며 혁명가다. 열일곱 살 때부터 쿠바 독립운동을 하다 체포 되었고 뉴욕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등 일생을 쿠바 독립을 투쟁했다. 그러다가 자신이 조직한 제2차 쿠바독립전쟁에 참가하기 위해 귀국한 뒤 1895년 첫 전투에서 사망했다.

2.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는 다른 남미 국가들처럼 빈부격차가 극심한 나라다. 그래서 부유층이 자녀들을 미인으로 양성하는 데 전력을 투자해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스 유니버스를 배출한 나라가 됐다. 또 자신들은 남미인이 아니라 유럽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보여주려고 럼주나 데킬라 같은 남미 특유의 술은 마시지 않고 스카 위스키만 마시기 때문에 세계에서 1인당 위스키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다.

3. 브라질

브라질은 방대한 영토를 가진 나라답게 지방분권과 분업이 잘 되어 있다. 50년대말, 수도를 리우에서 내륙지방으로 옮긴다는 방침 아래 철저한 계획을 세워 야심차게 건설했지만, ‘근대 계획정신의 실패작’으로 불리는 브라질리아가 정치적 수도라면, 경제적 수도는 “상파울루가 일해 나머지 브라질이 놀며 산다”는 상파울루고, 관광과 휴향의 수도는 브라질의 대표도시 리우데자네이루이다.

검은 브라질: 브라질은 아르헨티나, 칠레 등과 달리 흔히 우리가 흑인라고 부르는 아프리카계가 많은 나라다. 포르투칼이 브라질을 식민지로 만든 뒤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프리카 노예를 많이 데려왔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브라질은 남미 내의 검은 남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브라질 내에서도 아프리카계가 대거 모여 살고 있는 ‘검은 브라질’이 있다. 그곳은 살바도르로 대표되는 북동부 지역이다.

4.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는 영토는 남한의 30배, 인구는 3천 5백만명, 아르헨티나는 적은 인구에 방대한 영토를 가진 좋은 조건의 나라이다. 그 영토의 대부분은 팜파라고 불리는 목장지대이고 지하자원 역시 풍부하다. 아르헨티나는 미주 대륙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고 인구 1인당 자연적 조건이 제일 유리한 나라이다.

5월 어머니회의 강령: 첫째 우리의 자식들은 죽은 것이 아니고 현재의 민주화 운동 속에 살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사체 발굴을 거부한다. 모두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모두 우리 자식들이다. 둘째 우리는 어떠한 기념물 건립도 반대한다. 기념물 건립은 우리 자신들의 민주화 투쟁 정신을 화석화시켜 건축물과 돌 속에 가두는 것이다. 우리 자식들의 정신은 기념물이 아니라 현재의 투쟁을 통해 기념되고 계승되어야 한다. 셋째 우리는 어떠한 금전 보상도 거부한다. 생명은 생명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지 어떠한 금전으로도 대치될 수 없다. 인간의 생명을 금전으로 격하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5. 칠레

칠레는 ‘남미의 영국’이라고 불릴 만큼 유럽풍 문화가 발달된 나라이다. 또한 구리 광산의 노동조건이 열악하며 계급문제를 중화시킬 수 있는 인종문제가 없어 남미에서 유럽식 계급 정치가 가장 발달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스터섬: 원래 이름은 큰 섬이라는 뜻의 ‘라파누이’지만 유럽탐험대가 부활절에 발견했다고 해서 이스터섬으로 불리게 됐다. 이 섬에는 외부 세계와 철저히 격리된 고도에 거대한 석상들이 세워져 있어 고대 문명의 경이 중 하나로 주목받아 왔다. 이스터 섬은 여러 면에서 제주도를 연상시킨다. 화산섬이라는 것과 화산석을 쌓아 올린 돌담, 넓은 초원과 방목하고 있는 말들, 분화구의 호수, 화산석으로 만든 석상까지, 특히 이스터 섬의 돌하르방인 모아이는 이 섬이 또 다른 제주도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6. 페루

쿠카의 전설: 코카란 인디오들의 언어인 케츄아어 ‘쿠카’에서 나온 말이다. 옛날에 쿠카라는 아름다운 공주가 살았는데 수염난 이방인(백인)들이 번개 같은 무기(총)을 들고 큰 짐승(말)을 타고 나타나 부모를 죽이고 공주를 겁탈했다. 쿠카는 야만인들을 피해 한 청년과 도주하지만 도중에 잡혀 죽고 만다. 꿈에 쿠카를 본 한 노파가 꿈에서 본 길을 따라가자 쿠카의 시신 위에 향기가 나는 잎이 자라 있었다. 노파가 이 씨를 사방에 뿌리자 곳곳에서 쿠카가 자라났는데 그 뒤 이런 노래가 인디언 사이에 전해 내려오기 시작했다.

“수염난 사람들이 죽이기 위해 어머니 코카가 돌아온 것이다.”

맞추픽추의 정상에서(네루다)

돌에서 돌, 그리고 인간이여, 그는 어디에 있었는가?

허공에서 허공, 그리고 인간이여, 그는 어디에 있었는가?

시간에서 시간, 그리고 인간이여, 그는 어디에 있었는가?

당신도 역시 부서진 한 조각이었는가?

끝나지 않은 인간의, 텅빈 독수리의,

오늘의 거리를 통해서, 발자국들을 통해,

죽은 가을의 낙엽들을 통해,

무덤까지 영혼을 계속 부서뜨리는

7. 멕시코

20세기의 서막을 사파타로 상징되는 농민이 열었다면, 이제 멕시코는 또 다른 혁명으로 21세기를 열고 있다. 이번 혁명은 1백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철저한 유혈의 내전이 아니라 투표용지라는 ‘종이 총탄’에 기댄 무혈의 ‘종이 혁명’이다. 2000년 12월 1일 보수야당인 국민행동당의 비센테 폭스가 대통령에 취임함으로써 멕시코 혁명의 후유증이 진화됐다. 형식적으로나마 근대적 정치의 틀이 갖춰진 1929년 이후 무려 71년 만에 최초로 정권이 교체된 것이다.

8. 과테말라

과테말라는 중미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중미의 특징을 잘 가지고 있으면서도 티칼과 같은 세계적인 마야문명 유적과 활화산이 있어 자연경관도 뛰어나다. 과테말라는 멕시코와 같은 화려했던 마야문명의 본거지로 스페인의 지배를 거쳐 19세기에 독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