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과 삶/경건서적산책

위대한 용서(크리스 브라운스 저, 이영자 역, 미션월드)

기독항해자 2012. 4. 12. 09:05

위대한 용서(크리스 브라운스 저, 이영자 역, 미션월드), 2012년 4월에 읽음


이 책에 나오는 데니스 오브린의 이야기는 왜 우리가 용서하며 살아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복잡하게 꼬여버린 일들이 대개 그렇듯이, 그 시작은 의외로 별 것 아니었다. 어느 날 밤, 데니스 오브린은 한 식당에 들어섰다. 친구들을 찾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들을 발견하고는 됐다 싶어서 뒤돌아 나갔다. 그 때, 지배인이 나가는 그를 불러 세웠다. 보아하니 식당 카운터에서 손님들의 음식 주문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발급해준 계산서를 오브린이 어디 두었는지 찾지 못한 일이 얼마 전에 있었던 모양이다. 식당 지배인인 오브린에게 계산서 분실료 5불을 청구했다. 거기서 끝낼 수 있었던 일이었으나 그렇지가 않았다. 오브린은 분실료를 낼 수도 있었느나 그렇게 하지 않았고 그 지배인 또한 그냥 보내 줄 수도 있었으나 그리하지 않은 것이다. 그 후 다툼은 악화되어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두 개의 두, 두 나라 사이를 오가며 두 번의 맞고소를 포함한 일련의 고소가 이어졌다. 식당은 폐업했으나 미납된 계산서 분실료 5불은 그 사이 16만 5천불로 불어났다.

1980년 2월 29일, 당시 버지니아 대학원에서 약학을 전공하던 오브린은 먹은 것도 마신 것도 없는데 돈을 내라니 이는 권리침해라며 큰 소리로 항의했다. 결국 그는 경찰에 의해 식당에서 체포되어, 구치소에 수감까지 되었다. 그런데 그 곳 치안관이 구속영장 발급을 거부함으로써 오브린은 풀려났다. 그의 주장이 치안관에 의해 정당화된 것으로 생각하고 그 선에서 오브린은 사건을 끝낼 수 있으련만, 도리어 그는 식당에 서면 사과을 요구하는 등, 소송하겠다면 으름장을 놓았던 것이다. 이 사건은 또 다른 결말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결문과 함께 여러 가지 사유로 오브린의 소송은 기각되었다. 그러나 식당 주인은 오브린이 다른 주로 이사 간 후, 다시 고소해버렸다. 하지만 오브린은 법정에 출두하지 못했고, 배심원은 식당에 손해배상금 6만불을 지불하라고 판정했다. 담당 검사는 이 황당한 사건을 보며 오브린은 본인 탓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오브린이 배상금을 지불하지 않자 검사는 그를 추적하여 매사추세츠 법정에 다시 세웠다. 1984년 오브린이 본국을 떠나 뉴질랜드로 갈 때까지도 그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10월 뉴질랜드에서의 어느 저녁, 한 검찰청 직원이 오브린의 집 현관에 나타났다. 그가 내민 판정서에는 현재 학원 의약학 강사인 오브린이 미납된 배상금 6만불과 그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고 적혔다. 그 사건은 뉴질랜드 법정에서 심의중이다.

한 패기만만한 대학원생이 5불짜리 계산서 건을 말씀히 처리하겠다고 시작한 일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끝까지 고집했기 때문에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16만 5천불짜리의 짐을 지고 지구 반대편으로 도망가는 신세가 된 것이다. 얄궂게도 긴 세월동안 그 잃어버렸다던 한 장의 계산서가 자기 옷주머니 속에 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오브린은 뒤늦게 발견했다.

모든 용서는 아름답다. 그렇지만 용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책을 용서하는 법을 잘 배워, 내면적인 삶이 풍요롭게 되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