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늦가을이 되면 앞집 화단에
벌새 비슷한 날짐승이 날아드는 것을
종종 목격하곤 했다
갑자기 그 생각이 나서
인터넷 검색창을 뒤적 거렸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다
사진을 퍼 오려니 막아 버렸네
아쉽다
오늘 나는 처음으로 그 날짐승의 이름을 알았다
그것도 곤충이라는 것
그것도 나방이라는 것
그 이름은 박각시
김춘수씨가 꽃에서 그 말을 했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나는 처음으로 박각시라고 불러본다
박가시
벌새가 아니다
벌새는 우리 나라에선 볼 수 없다
멀리 중남미까지 날아가야만 볼 수 있는 새다
나중에 만나면 박각시라고 불러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