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시

박각시나방

기독항해자 2021. 4. 17. 16:06

나는 종종 늦가을이 되면 앞집 화단에

벌새 비슷한 날짐승이 날아드는 것을

종종 목격하곤 했다

 

갑자기 그 생각이 나서 

인터넷 검색창을 뒤적 거렸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다

사진을 퍼 오려니 막아 버렸네

아쉽다

 

오늘 나는 처음으로 그 날짐승의 이름을 알았다

그것도 곤충이라는 것

그것도 나방이라는 것

그 이름은 박각시

 

김춘수씨가 꽃에서 그 말을 했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나는 처음으로 박각시라고 불러본다

박가시

벌새가 아니다

벌새는 우리 나라에선 볼 수 없다

멀리 중남미까지 날아가야만 볼 수 있는 새다

 

나중에 만나면 박각시라고 불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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