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영적 삶을 풍요롭게 하는 예수의 기도(오강남, 대한기독교서회), 2012년 10월 읽음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기도의 가르침을 우리는 자주 듣는다. 그렇지만 우리가 어떻게 쉬지 말고 기도할 수 있는지 쉽지 않은 문제이다. 고대의 교부들과 성도들도 이 문제를 놓고 고민했던 것 같다. 쉽지 말고 기도하는 방법으로 단순의 기도와 예수의 기도를 생각해 냈다. 예수의 기도는 한 문장의 기도로 단순에 할 수 있는 기도이다. 이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하루 종일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며 살 수가 있게 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예수의 기도의 유익성과 방법들을 안내 받게 된다. 이 예수의 기도를 통해서 날마다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
제1화
큰 스승님의 가르침
진실을 말하면, 비록 기도에 대한 설교도 많고 거기에 대한 글도 많지만, 이런 설교자나 작가들은 기도의 본질 자체에 대해서 보다도 기도를 이루고 있는 여러 가지 요소들에 대해 더욱 말을 많이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생각이 기도에 대해 살아 있는 체험에 근거하기보다는 단순히 사변과 이성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한 사람은 기도의 필요성에 대해 아주 훌륭하게 이야기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기도의 능력과 유익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다른 사람은 완전한 기도에 이르기 위한 방법-예컨대, 노력할 필요성, 화해, 주목, 마음의 온기, 생각의 순수성, 원수와의 화해, 겸손, 회개 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기도 자체에 대해서, 기도하는 방법 자체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이렇게 가장 본질적이고 필요 불가결한 문제에 대해서는 요즘 설교자들로부터 시원한 답을 얻기가 거의 불가능한셈이지요.
‘예수의 기도’를 소개받고
쉬지 말고 드리는 내면적 기도, ‘예수의 기도’는 입과 마음과 정성을 다해 예수 그리스도의 성호(거룩한 이름)을 쉬지 않고 계속적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동시에 무슨 일을 하고 있든, 어느 장소에서나 어느 시간이나 심지어 자면서까지도 그렇게 하면서 계속 마음에 그가 임재하시기를 빌고 그의 자비를 구하는 것입니다. 이 기도의 기도문은 이렇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 제게 자비를 베푸소서.” 누구나 이 기도를 습관처럼 하게 되면 큰 위로를 받게 되고 이 기도를 쉬지 말고 할 마음이 저절로 생기지요. 그러다가 결국은 이 기도가 없이는 못 살게 되고 기도가 저절로 흘러나오게 됩니다.
필로칼리아를 알게 되다
큰 스승님은 필로칼리아를 열고, 새 신학자 성 시므온 부분을 찾아 읽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조용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조용한 장소를 찾으라. 머리를 숙이고 눈을 감으라. 부드럽게 숨을 쉬면서 마음의 눈으로 그대의 심장을 들여다보라. 그대의 마음, 곧 그대의 모든 생각을 다 모아서 그대의 마음으로부터 그대의 심장으로 가지고 가라. 숨를 쉬면서 ‘주 예수 그리스도, 제게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기도를 되풀이하라. 입술을 움직이면서 해도 좋고, 그냥 마음속으로만 해도 좋다. 다른 모든 생각은 다 씻어버리도록 하고, 평안한 마음과 인내심을 갖도록 하라. 이 일을 자주 반복하라.
기도가 저절로
이제 그대가 원하는 대로 아무리 많이 그리고 아무리 자주 외워도 좋아요. 깨어 있는 한 순간 한 순간을 모두 기도에 바치시오. 이제 몇 번 외우는지 수를 세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의 성호를 부르고 그대를 겸손히 하나님의 뜻에 복종시키고 그의 도움을 기다리시오. 나는 분명히 믿소. 하나님께서는 결코 그대를 버리지 않고 그대를 바른 길로 인도하시리라는 것을.
제2화
시베리아로 떠나다
저는 ‘예수의 기도’를 길벗으로 삼고 오랫동안 여러 곳을 다녔습니다. ‘예수의 기도’는 제가 어디를 가든지, 무슨 일을 당하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언제나 저의 위로가 되어주었습니다.
가슴으로 하는 기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도가 저절로 제 입에서부터 심장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면서 뛸 때마다 박자에 맞추듯 저절로 ‘예수의 기도’를 기도하는 것 같았습니다.
성경과 필로칼리아를 잃고
이것이 그대에게 이 세상의 물질적 소유에 집착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교훈이라 생각하시오. 이제 그대의 하늘 여행이 쉽게 될 것이오.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락한 것은 그대가 영적 탐욕에 빠져드는 것을 막아주려는 것이라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인이 자기의 뜻, 자기의 욕심, 그 욕심에 대한 집착을 완전히 부인하고 그분의 거룩하신 뜻에 스스로를 완전히 바칠 수 있게 되기를 원하신다오. 그분은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도록 그리고 모든 사람이 다 구원을 얻도록 섭리하신다오. 그러니 용기를 내시오.
산림관리인을 만나다
영혼이 죄된 생각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길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순결하게 하는 일 외에는 없는데, 이런 일은 ‘예수의 기도’라고 하는 내면적 기도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지요. 더욱이 교부들이 말씀한 바에 따르면 오로지 지옥의 형벌이 무서워서, 혹은 오로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는 욕심 때문에 구원을 받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노력은 너무 이해타산적이라는 것입니다. 형벌을 무서워하는 것은 노예들이 하는 짓이고 천국에서의 보상을 바라는 것은 삯군들이 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의 아들로서 그에게 오기를 바라시고, 우리가 모두 정직하고 또 그분과 연합함으로 얻을 수 있는 구원을 즐거워하십니다.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것이 오직 그분에 대한 사랑과 헌신 때문이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무리 육신적으로 어려움을 참고 견디고 애를 쓴다고 해도 정신적으로 하나님을 기억하지 않고 마음으로 ‘예수의 기도’를 하지 않으면 이런 의심으로부터 헤어날 수가 없고 죄에 휩쓸리거나 조그마한 유혹에도 지고 맙니다.
제4화
순례길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다
돌아가신 저의 큰스승님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마음으로 하는 ‘예수의 기도’를 못하도록 하는 장애물이 두 가지 근원에서 나오는데, 하나는 왼쪽이고 다른 하나는 오른쪽이라고 하셨지요. 우리 원수가 우리로 하여금 쓸데없는 생각이나 죄 된 망상을 통해 기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에 성공하지 못하면, 그는 우리 속에 온갖 종류의 교훈적인 기억이나 추억이 일어나도록 하거나, 우리 속에 무슨 즐거운 생각들이 있으면 그것을 통해 우리를 꾀어 결국 기도를 못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 원수는 우리가 기도하는 것을 보고는 참을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이것이 이른바 ‘오른손 도둑’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것은 우리 영혼이 하나님과 교통하는 것을 싫어하게 하고 오히려 자기 자신이나 다른 피조물들과 이야기하는 즐거움을 찾도록 합니다. 그러니까 큰스승님은 기도중에는 아무리 즐거운 생각이라도 다 멀리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심지어 제가 하루를 지나면서 마음으로 하는 ‘예수의 기도’보다도 교훈적인 생각이나 이야기에 시간을 더 많이 보내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 이것마저도 부적절한 것으로 혹은 이기적인 영적 과식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특히 초보자에게 해당되는 말인데, 초보자의 경우 ‘예수의 기도’에 쏟는 시간이 다른 어떤 경건한 활동을 위해 쓰는 시간보다 월등히 많아야 합니다.
주기도문에 대한 두 가지 해석
주기도문의 첫 구절을 생각해 보시지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했는데, 지금 우리가 읽은 그 책에서는 이 말을 해석해서, 우리는 모두 한 하늘 아버지의 자녀들이므로 서로를 형제처럼 사랑하여야 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교부들은 이 말씀을 좀더 깊은 영적 차원에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들에 의하면 이 말씀은 바로 우리가 우리의 마음을 하늘로, 하늘 아버지께로 높이 올릴 것을, 그리고 매 순간 우리를 하나님의 임재 아래 두고 그 속에서 살아야 함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그 이름을 거룩하게 하여 주시며’라는 구절을 지금 읽으신 책에는 경건의 표시라고 하고 있군요. 하나님의 이름을 절대로 함부로 부르거나 거짓 맹세를 하는 데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했습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성호를 경건하지 못한 방법으로나 헛되이 부르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신비주의 주석가들은 이 말씀을 마음으로 하는 내면적 ‘예수의 기도’의 선물을 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하나님의 성호가 우리 마음에 새겨지고 저절로 나오는 기도로 거룩하게 되는 것, 그래서 우리의 모든 감정과 영적 능력이 거룩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이어서 ‘나라를 오게 하여 주시며’라는 말도 종교의 진수에 접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해석하지요. 내면적 평안과 고요함과 영적 기쁨이 저희 마음속에 임하시기를 비는 것으로 말입니다.
지금 읽으신 책에는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내려주시고’하는 말도 우리의 육체를 위해 물질적 필요를 넘치게 주시지 말고 우리 자신의 필요에 응하고 또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섬기기에 충분할 정도로만 달라고 하는 것으로 풀이했군요. 그러나 ‘고백자 성 막시무스’는 필요한 양식을 영혼이 하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을 먹고 하나님을 쉬임없이 기억하는 일, 그리고 마음으로 쉬지 말고 드리는 ‘예수의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과 하나 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지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예수의 기도’
사도바울은 쉬지 않고 기도하라고 하였다. 이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어떤 환경에 거하거나 하나님을 쉬지 말고 기억하라는 가르침이다. 그대가 무슨 일로 분주하거든 만물을 만드시 하나님을 기억해야 하고, 빛을 보거든 그 빛을 그대에게 주신 분을 기억해야 하고, 하늘과 땅과 바다를 보거든 이 모든 것을 만드신 창조주를 경외하며 찬양하고, 옷을 입을 때면 이 옷을 주신 분을 생각하고 그에게 감사를 드려야 한다. 한마디로 그대가 무슨 일을 하든지 그거이 하나님을 언제나 기억하고 찬양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대가 알지 못하지만 그대는 쉬지 말고 하는 기도를 하는 것이며 그대의 영혼은 이 일로 언제나 기쁨을 맛볼 것이다.
부록2 필로칼리아에서: 예수의 기도에 대한 교부들의 가르침
끊임없이: 예수의 기도를 자주 규치적으로 되풀이한다.
주의 집중: 모든 잡념을 멀리하고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에게만 마음을 집중한다.
기도문의 변화: 예수의 기도를 완전한 형태로 하든가, 짧은 형태로 하든가 한다.
기도의 순서: 기도, 찬송, 앉음, 손을 높이 든 채 섬, 다시 예수의 기도를 드림, 식사 후 교부들의 글을 읽음의 순서를 따른다.
하나님의 임재 속에서 거닒: 무슨 활동을 하든, 언제나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고 하나님을 쉬지 않고 기억하는 상태를 유지한다.
속세를 버림: 죽음을 그리고 기도의 단맛을 기억하고 거기에 대해 생각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쉬지 않고 부름: 언제 어느 때나, 혼자 있을 때에는 크게,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에는 마음 속으로 생각한다.
잠에 듦: 침대에서 예수의 기도를 외우며 잠든다.
정식 기도: 내면으로 하는 예수의 기도가 되도록 간구하는 기도, 곧 마음으로 하는 예수의 기도를 성심성의껏 할 수 있도록 주님의 도움을 구하는 기도를 드린다.
1. 기도하는 마음을 빛이 희미하게 비취는 조용한 구석에 앉든가, 서든가 한다.
2. 처음 몇 번 엎디어 절을 하면서 팔다리의 움직임을 조절한다.
3. 상상력을 사용하여 그대의 심장이 왼쪽 젖꼭지 안쪽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곳에 그대의 주의를 집중하라.
4. 생각을 머리에서부터 끌어내려 심장에 들어가도록 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 제게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말을 반복하라. 이 기도를 조용히 하되 입술을 움직이며 하든가 마음속으로만 하든가 어느 쪽이든지 그대에게 편리한 대로 하라. 한마디 한마디를 천천히 그리고 경외하는 마음으로 외우라.
5. 그러면서 동시에 될 수 있는 대로 계속 주의를 한 곳으로 집중하고, 좋은 생각이든 나쁜 생각이든 다른 잡생각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
6. 다른 모든 것은 잊어버리고 침착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이 일을 계속하려는 결의를 다지라.
7.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하는 일에 극단을 피하라. 그대의 힘이 허락하는 만큼만 무릎을 꿇도록 하라.
8. 침묵을 지켜라.
9. 저녁 식사후 영적 삶이나 기도 수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복음서는 교부들의 글을 읽으라.
10. 하루에 다섯 시간이나 여섯 시간씩 자라.
11. 때때로 정식 기도를 드림으로 예수의 기도가 어느 정도 진척되었는지를 점검하도록 하라.
12. 그대의 집중력을 산만하게 할 만한 일체의 행동을 금하라.
13. 그대의 행동을 교부들의 가르침에 비추어 자주 점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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