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과 삶/크리스천과 독서

여행, 그들처럼 떠나라(거북이 닷컴, 동양북스, 2012)

기독항해자 2012. 9. 17. 15:52

여행, 그들처럼 떠나라(거북이 닷컴, 동양북스, 2012), 2012년 9월에 읽음


이 책을 읽을 때 조영남씨가 부른 ‘도시여 안녕’과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 떠올랐다. 우리는 지구별을 여행지로 하여 인생이라고 하는 여행을 하고 있다. 언젠가 우리는 진짜 집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이 땅에서의 여행은 인생이라는 여행의 축소판일 뿐이다. 여행을 통해서 인생 여행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지혜를 얻게 된다. 작가들과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서 우리는 그들이 여행을 통해 깨닫게 된 지혜를 배우게 된다.


도시여 안녕 - 조영남

바이 바이 바이 정든 도시여 굳바이

너를 두고 나 돌아간다

바이 바이 바이 정돈 도시여 굳바이

나 두고 온 집이 있단다

라디오 티비도 없고 신문 잡지도 없고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는 아주 한적한 곳에

논 갈고 밭가는 나의 진짜 집으로 나 돌아간다

도시여 안녕

빌딩도 인파도 없고 공해도 소음도 없고

열쇠하나 사용하지 않는 아주 단촐한 곳에

촛불하나 밝히는 나의 진짜 집으로 나 돌아간다

도시여 안녕


귀천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01 욕망을 내려놓고 안단테-소설가 박범신

여행이 좋은 건, 눈으로 보고 머리로 생각해야 하는 일상과 달리, 그저 가슴으로 느끼면 되는 ‘일탈’의 편안함 때문 아닐까. 느리게 걸으면서 풍경을 사랑하다 보니, 시간이 천천히 흘렀으면 했던 내 연애 시절이 생각난다.

함께 떠나는 사람들-박범신(소설가), 정지우(영화감독), 진보라(재즈 피아니스트)

여행지-전라남도 완도/청산도, 청산도 슬로길, 소안도

02 가을날의 동화-시인 김용택

시간이 가도 줄어들지 않는 이 왕성한 호기심. 꿈을 꾸는 이상 나는 더 이상 늙지 않는다. 그게 내가 젊게 사는 비결이다.

어쩌면 삶은 파도가 많이 친 다음에야 성숙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도 어쩌면 파도의 시간을 겪어 내고서 성숙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누구나 살다 보면 힘들 일이 있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 힘든 일을 다 겪어 내는 것이다. 파도가 밀려 갔다가 또 밀려 오듯이 삶에도 파도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함께 떠나는 사람들-김용택(시인), 유열(가수)

여행지-전라북도 부안/채석강, 모항 갯벌, 격포 해수욕장, 곰소항, 곰소염전, 내소사

03 시처럼 사랑처럼-시인 강은교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시인의 마음으로 세상을 담는 건 어렵지 않다. 세상은 시인을 신기하다 하지만 시인은 그저 세상을 좀 더 사랑할 뿐이니까.

가볍게 비우면 마음만큼은 갈매기처럼 하늘을 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늘을 나는 마음은 더 큰 꿈을 꿀 수 있을 텐데.

함께 떠나는 사람들-강은교(시인), 김창숙(탤런트)

여행지-강원도 양양/양양 5일장, 낙산사, 망월사, 오색 약수, 송천 떡마을, 물치항

04 두 남자의 아리랑-소설가 조정래

작품을 쓰지 않아도 나는 늘 치열하게 글 재료를 준비한다. 기본적으로 특정한 작품과 상관없이 앞으로 ‘작품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또는 꼭 기억해야겠다’ 하는 자료들을 잡기장 노트에 적는다. 이런 것들이 다음 소설을 쓰는 기본 자료가 되기도 한다.

함께 떠나는 사람들-조정래(소설가), 장사익(예술인)

여행지-전라북도 김제/만경 평야, 모악산 산책로, 금산사, 금평 저수지, 아리랑 문학관, 벽골제

05 고향으로 가는 길-소설가 이문열

녀던길은 퇴계 선생이 즐겨 산책을 하던 오솔길로, 굽이쳐 흐는 낙동강과 더불어 청량산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퇴계 선생이 사색하며 걸었다던 오솔길을 즈려 밟으니, 누군가의 말대로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어쩌면 삶은 파도가 많이 친 다음에야 성숙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도 어쩌면 파도의 시간을 겪어 내고서 성숙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누구나 살다 보면 힘들 일이 있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 힘든 일을 다 겪어 내는 것이다. 파도가 밀려 갔다가 또 밀려 오듯이 삶에도 파도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함께 떠나는 사람들-이문열(소설가), 김병준(변호사), 이채영(탤런트)

여행지-경상북도 안동, 영양/청량산, 안동 신시장, 두들 마을, 석천 서당, 퇴계 녀던길, 영양 탁주

06 시간 여행, 첫 마음으로부터 16년-소설가 김탁환

어김없이 하루가 저물 듯 우리의 여행도 끝이 다가온다. 철새들처럼 이렇게 돌아올 곳이, 그리워할 곳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함께 떠나는 사람들-김탁환(소설가), 남희석(개그맨)

여행지-경상남도 진해/해군사관학교, 제황산, 마산 어시장, 문신 미술관, 장복 터널, 흑백 다방, 주남 저수지

07 길 위에 서다-소설가 김주영

흔히들 말하는 웰빙은 결코 거창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것이다. 자연과 더불어 즐겁고 건강하게 사는 것. 바로 이런 게 진정한 웰빙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함께 떠나는 사람들-김주영(소설가), 엄홍길(산악인), 김정민(연기자)

여행지-경상북도 울진/십이령 보부상길, 후포항, 금강 소나무 숲, 왕피천

08. 바우길, 느리게 만나는 내 생의 속살-소설가 이순원

풍경을 들여다보기도 전에 풍경이 내 안에 성큼 들어온다. 눈송이들의 무게에도 나뭇가지가 흔들리듯, 그동안 가벼운 일들을 무겁게 쌓아 흔들리던 마음이 이곳을 걷다 보면 어디론가 사라진다.

걷다 보면 인생을 배운다. 내가 발을 내딛지 않으면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느 길이든 목적지가 아니라, 걷는다는 행위에 집중하게 되고, 그렇게 느리게 걸으며 온몸으로 열심히 내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

함께 떠나는 사람들-이순원(소설가), 정기훈(영화감독), 요조(가수)

여행지-강원도 강릉/은비령, 바우길, 강릉 중앙시장, 경포대, 주문진

09 어느 반짝 반짝 빗나는-소설가 하성란

인생 살면서 바람 불 때가 정말 많잖아요. 저는 그런 바람이 불어야 스스로 강해지는 거 같다는 생각을 해요. 연예인 생활을 하다 보니 그런 잔바람을 계속 맞아요. 그럴 때마다 이렇게 바람을 맞고 쓰러지지 말고 이겨내고 버티면 ‘이 바람도 지나가고 나중에 해 뜨는 날도 있을 거다’ 하며 버텨 온 거 같아요.-현영

함께 떠나는 사람들-하성란(소설가), 현영(방송인)

여행지-경상남도 거제/지심도, 외포항, 바람의 언덕

10 의형제의 사모곡-시인 함민복

무덤덤하고 지루하지만 변덕 없이 그렇게 사는 게 나의 소망이다. 때때로 바다가 심술을 부려도, 물질이 몸에 밴 해녀처럼 여유롭게 그냥 씩 하고 웃으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함께 떠나는 사람들-함민복(시인), 임현식(연기자)

여행지-경상북도 경주/감포항, 읍천 벽화 마을, 성동 시장, 수오재, 문무대왕릉, 경주 빵집, 양동 마을

11 어느 멋진 날-소설가 하일지

우리는 어쩌면 삶이라는 배에 올라 운명이라는 선장이 이끄는 대로 흘러가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한 자리에 굳어진 바위보다 그 앞을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살고 싶다.

함께 떠나는 사람들-하일지(소설가), 김태훈(팝칼럼니스트)

여행지-충청북도 단양/장화나루, 도담삼봉, 구인사, 영춘 향교, 온달산성, 북벽

12 남자, 가슴을 나누다-소설가 구효서

기억이라는 것은 기억 자체만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감각과 함께 기억된다고 해요. 그러니까 눈 내리는 시골 풍경과 청국장 맛이 연결돼서 기억이 더 진해지는 거죠.

함께 떠나는 사람들-구효서(소설가), 박철민(연기자)

여행지-강원도 평창/효석 문화 마을, 정암산 활공장, 현대 성우 리조트, 금당 계곡, 황태 덕장

13 맛있는 소풍-소설가 성석제

때로는 낡고 오래된 곳일수록 더 아름다워 보인다. 손대지 않고 꾸미지 않고 그대로 같은 자리를 지켜 온 한결같은 괜스레 가슴 한 켠이 짠해지니, 이제 나도 나이를 먹은 건가.

함께 떠나는 사람들-성석제(소설가), 최석훈(화가)

여행지-경상북도 상주/개운 저수지, 해장국집, 진아 씨멘집, 도림사

14 가야 하는 길-시인 정호승

해가 세상을 밝히 듯 세상에는 상처 입은 영혼의 마음을 밝히고 길을 알려 주는 곳들이 이싸. 우리는 오늘 시인이 가야만 하는 길을 알려 준 마음의 성지를 찾아 나선다.

사의재: 다산 정약용이 강진에 유배되었을 때 주막집 주인 할머니의 배려 4년 동안 기거하며 경세유표 등을 집필하고 제자들을 교육하던 곳이다. 사의재란 네 가지 마땅히 해야 할 방이란 뜻으로, 맑은 생각과 엄숙한 용모, 과묵한 말씨, 신중한 행동을 가리킨다.

함께 떠나는 사람들-정호승(시인), 안치환(가수)

여행지-전라남도 화순,강진/운주사, 뿌리의 길, 다산 초당, 사의재, 김영랑 생가, 마량항

15 위대한 여행기-시인 고은

여행은 즉흥시다.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면 재미도 감흥도 사라진다. 바람이 데려다 준 어느 곳에서 언젠가 내 흥에 취해 보라. 들판, 하늘, 바람은 여행자에게 뜨거운 피를 흐르게 한다.

함께 떠나는 사람들-고은(시인), 이종구(화가)

여행지-전라북도 군산/금강 하구 철새 도래지, 군포항, 동국사, 죽성 포구, 선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