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성서동물

여우

기독항해자 2012. 7. 18. 15:14

여우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여우는 붉은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불의 정기로 여겨졌다. 그리하여 곡물의 화상(흑수병)을 막기 위해서, 여우의 꼬리에 타는 횃불을 묶어 밭 가운데로 쫓아다니는 일이 행해지기도 했다. 고대 수메르의 신화 속에서 여우는 이미 교활한 동물로 낙인이 찍혀  있었다. 여우는 상은 주면, 사라진 어머니인 여신을 다시 데리고 돌아와 보여준다는 등의 약속을 하는 것이다.

간교한 지혜와 악의라는 특성이 성경의 여우상을 결정했다. 작은 여우가 꽃이 핀 포도원을 망친다(아2:15). 예루살렘의 붕괴를 한탄하는 예레미야 애가에서는 황무한 시온산을 여우가 배회하고 그 결과 사람들의 마음은 즐거움을 잊고 애통한다고 했다(애5:15,18). 이 교활한 동물은 적의 편에 선다. 그러므로 예루살렘의 성벽 건축을 본 암몬 자손 도비야는 조소를 섞어 말한다: "저들의 건축하는 성벽은 여우가 올라가도 곧 무너지리라"(느4:3). 

그러나 삼손은 여우와 적도바다 훨씬 영리하였다. 그는 여우 삼백 마리를 잡아 그 꼬리에 타는 횃불을 달아 블레셋 사람의 곡식 밭으로 쫓아보냈다(삿15:4-5).

예수 그리스도는 헤롯의 살의를 알리는 바리새인들에게 아버지 하나님의 말씀을 근거로 조금도 흔들림 없이 말씀하셨다: "가서 저 여우에게 이르되 오늘과 내일 내가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낫게 하다가 제 삼일에는 완전하여지리라 하라"(눅13:32).

중세 성경해석자들은 포도원을 망치는 작은 여우를 참된 신앙을 위협하는 이교도로 보았다.

미술에 있어서 여우는 악마적인 것, 음부의 것을 상징한다. 예를 들면 성당의 조각 중에 여우가 수도복을 입고 거위들에게 말씀을 낭독해 주면서 거위들을 덮칠 기회를 엿보고 있는 광경 등의 경우가 그것이다.

(성경 속의 상징 193, 최대형 편역, 은성)



개설

한자어로는 호(狐)라 한다. 학명은 Vulpes vulpes peculiosa KISHIDA이다. 우리 나라에 분포된 여우는 유럽·북아프리카·아시아·북아메리카에 널리 분포하는 ‘레드 폭스’로 통칭되는 종류이다. 형태적으로 일본산 여우와 북방여우와의 중간색형이며 일본산 여우와 비슷하다. 다만 다른 점은 주둥이의 색채가 일본산 여우에 비하여 엷어서 황갈색에 가깝다. 몸뚱이는 길고 콧날이 가늘고 뾰족하며 귀는 삼각형이다.

다리는 개보다 짧고 꼬리는 부슬부슬하고 길어서 발의 3배나 된다. 눈동자는 고양이처럼 세로로 길게 바늘 모양으로 수축한다. 털색은 대체로 적갈색이나 가슴과 등은 희며, 앞다리는 몸뚱이의 빛깔보다 다소 어둡다. 몸의 길이는 60∼90㎝, 꼬리는 35∼40㎝, 어깨높이 35㎝, 수컷의 몸무게는 6∼10㎏, 암컷은 5∼8㎏으로 평균 7㎏이다.

생태

여우의 번식은 겨울철인 1, 2월에 암컷이 선택한 수컷과 짝을 지은 뒤 52∼56일의 임신기간을 거쳐 4월 중순에 초산에는 서너 마리, 그 뒤에는 대여섯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갓난 새끼는 눈을 감고 있지만 12∼14일 뒤 눈을 뜬다. 새끼 옆에는 항상 수컷이 암컷과 같이 새끼들의 양육과 먹이의 운반을 도와준다. 1개월 후면 새끼들이 굴 밖으로 나와 놀며, 2개월 후에는 젖을 먹이지 않는다. 새끼들은 늦은 여름이나 가을이 되면 어미로부터 독립하여 생활을 하게 된다.

여우는 굴에 사는 동물이지만 굴 파는 기술이 좋지 않아 오소리가 외출한 틈을 타서 굴 속으로 들어가 방뇨와 배변을 하여 굴 속을 더럽혀 놓는다. 그러면 오소리는 정든 자기 굴이지만 포기하고 떠나갈 수 밖에 없다. 이는 교활하고 게으름뱅이인 여우만이 사용하는 작전이며 술법이다. 여우의 굴을 쉽게 확인하는 것은 출입구의 지독한 냄새, 즉 여우의 항문선에서 분비되는 노린내로 확인할 수가 있다.봄이 되어 새끼들의 양육시기가 되면 여우의 모양은 추하기 이를 데 없다. 왜냐하면, 밀생하였던 겨울털이 탈모하기 시작하여 꼬리가 가늘고 길게 보이기 때문이다. 탈모는 4∼6월에 끝난다. 먹이는 주로 등줄쥐·대륙밭쥐, 그리고 산토끼·고슴도치 등을 잡아먹는다.

우리 나라 전국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었으며, 특히 야산 공동묘지에서 낮에도 볼 수 있는 동물이었으나 남획과 강력한 살서제(殺鼠劑)의 2차적·3차적 피해로 인하여 현재는 발견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국가적인 보호대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머지 않아 멸종될 것으로 여겨진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여우의 보금자리가 주로 야산의 공동묘지였기 때문인지 우리에게 있어 여우는 술수와 변화를 부리며 인간을 괴롭히는 동물로 인식되어 왔다. 특히, 천년 묵은 여우는 꼬리가 아홉 달린 구미호(九尾狐)라 하여 더욱 신통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변신한 구미호가 새신랑 대신 장가를 들어 사람이 되려다가 강감찬(姜邯贊)에 의하여 죽음을 당하였다는 설화나, 여우 동생을 물리친 서거정(徐居正)에 관한 설화, 구미호가 사람으로 변신하여 한 집안을 망하게 하였는데 신통력 있는 사람의 도움으로 물리쳤다는 <여우와 삼형제 설화> 등 구미호의 변신에 관한 설화는 전국적으로 널리 전해지고 있다.

여우에 관한 속담도 너무나 많다. ‘여우가 범에게 가죽을 빌리란다.’는 속담은 가당치도 않은 짓을 무모하게 한다는 뜻이고, ‘여우굴도 문은 둘이다.’라는 속담은 무슨 일에나 예비적 대책이 있어야 안전하다는 뜻이다. 또, 어쩔 줄을 모르고 갈팡질팡하며 헤맨다는 뜻으로 ‘여우가 두레박 쓰고 삼밭에 든 것 같다.’라고 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중국에서 여우는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의하면 요괴스러운 짐승인데, 한편 세 가지 덕을 지니며, 색이 중간색이고 몸의 앞부분이 적고 뒷부분이 큰 점, 죽을 때는 자기가 살았던 언덕으로 머리를 향하고 죽는 등의 특징이 있다. 요괴로서의 여우는 인간으로 변해서 사람을 속이거나, 불을 낸다고 하며, 특히 위ㆍ진 이후 많은 전설을 낳았다. 색이 황색으로 그것이 흙의 색이기 때문에 여우는 곡물신과 결합하게 되었다. 백호는 흑호 및 구미호와 함께 서상(瑞祥)이라고 하는데, 흑호나 구미호의 출현을 흉조로 보는 경우도 있다. 전소후대(前小後大)의 형이 왜 받들어졌는지는 명료하지 않지만, 여우라는 한자는 코가 뾰족하고 꼬리가 굵어서 그 체형이 참외와 유사한 점에서 온 것으로, 참외의 형을 중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가 살았던 언덕으로 머리를 향해서 죽는 것은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중국에서는 고대에 받들어졌다. 서방에서는 그리스의 『이솝이야기』에 여우가 다수 등장하는데, 특별히 눈에 띠는 성격은 부여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중세의 〈동물우의담〉에서 여우는 교활한 지자(知者)로서 설명되어 있다. 예를 들면 공복시, 적토 위에 뒹굴어서 피처럼 보이게 해서 죽은 흉내를 내며, 새들이 모여들었을 때 갑자기 일어나서 잡아서 먹는다는 등의 이야기이다. 죽은 흉내를 낸 여우를 막대기에 매달아서 장례식 행렬을 하는 장면은 그리스도교 교회당의 바닥 모자이크나 벽의 부조 등에 그 예가 적지 않은데, 여우의 교활한 지혜를 나타낸 다른 도상에 성직자의 복장을 한 여우가 닭들에게 설교받고 있는 장면이 있으며, 이는 무지한 사람들을 농락하는 사기사를 의미한다. 여우는 12세기부터 14세기에 걸쳐서 유행한 여우를 주인공으로 하는 동물이야기인 『여우이야기』에 의해서 특히 일반 대중에게 친숙한 것이 되며, 그것이 『이솝이야기』 등과 함께 교회당 부조나 사본화에서 도상화되었다.

출처: 종교학대사전, 한국사전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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