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평전(김삼웅 지음, 시대의 창), 2012년 5월에 읽음
저자 김삼웅
김삼웅 선생은 1943년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1963년 완도 소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대 초반에 <사상계> 신인논문상에 입상하였다. 1975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을 거쳐 신민당보 <민주전선>의 편집장을 지냈다. 1980년 신군부 세력에 의해 옥고를 치른 후 출옥하였다. 이후 평민당보 <평민신문> 편집국장 및 주간을 지냈고,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주필로 활동했다. 2000년에는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민주전선, 평민신문, 민주당보 등의 기자와 편집자, 대한매일(현 서울신문)에서 상무이사 겸 주필로 활동했다. 독립기념관 관장으로 임명된 2004년 11월까지 《인물과 사상》에 《김상웅의 정론직필 언론인 수첩》을 연재하여, 언론인이자 역사학자인 박은식 등을 소개하였으며, 《백범 김구전집》 등 30여 권의 저서를 집필하였다. 또한 진보적 신학잡지 《기독교 사상》에 2010년부터 세계의 진보주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2004년 11월 독립기념관관장을 지냈다. 그러다 2008년 3월, 실용 정부가 들어서면서 김삼웅은 "최근 전 정부에 의해 임명된 고위공직자 사퇴 요구에 저의 이름이 특정신문에 거론되는 것은 기관에 누가 될 수 있어 조속한 시일 내에 사퇴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는데도 모 신문은 마치 제가 자리에 연연하고 있는 양 인격을 모독했다"며 반발하고 2008년 3월 25일에 독립기념관 관장직에서 자진사퇴했다.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위원,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위원,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고, 제주 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위원, 단재 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이사를 비롯해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 조사위원회 자문위원, '친일인명사전' 편찬 자문위원 등도 맡았다. 동의단지회 취지문
오늘날 우리 한국 인종이 국가가 위급하고 생민이 멸망할 지경에 당하여 어찌 하였으면 좋은지 방법을 모르고 혹 왈 좋은 때가 되면 일이 없다 하고, 혹 왈 외국이 도와주면 된다거나, 이 말은 다 쓸데없는 말이니 이러한 사람은 다만 놀기를 좋아하고 남에게 의뢰하기만 즐겨하는 까닭이라.
우리 이천만 동포가 일심단체하여 생사를 불고한 연후에야 국권을 회복하고 생명을 보전할지라.
그러나 우리 동포는 말로만 애국이니 일심단체니 하고 실지로 뜨거운 마음과 간절한 단체가 없으므로 특별히 한 회를 조직하니 그 이름은 동의단지회라. 우리 일반 회우가 손가락 하나씩 끊음은 비록 조그마한 일이니 첫째는 국가를 위하여 몸을 바치는 빙거요, 둘째는 일심단체하는 표라. 오늘날 우리가 더운 피로써 청천백일하에 맹세하오니 자금위시하여 아무쪼록 이전의 허물을 고치고 일심단체하여 마음을 변치 말고 목적을 도달한 후에 태평동락을 만만세로 누리옵시다.
이토의 15가지 죄
1. 한국의 민 황후를 시해한 죄
2. 한국 황제를 폐위시킨 죄
3. 5조약과 7조약을 강제로 체결한 죄
4. 무고한 한국인들을 학살한 죄
5. 정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
6. 철도, 광산과 산림, 천택을 강제로 빼앗은 죄
7. 제일은행권 지폐를 강제로 사용한 죄
8. 군대를 해산시킨 죄
9. 교육을 방해한 죄
10. 한국인의 외국 유학을 금지시킨 죄
11. 교과서를 압수하여 불태워버린 죄
12. 한국인이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한다고 세계를 속인 죄
13. 현재 한국과 일본 사이에 싸움이 그치지 않아 살육이 끊이지 않는데, 한국이 태평무사한 것처럼 위로 천황을 속인 죄
14. 동양평화를 파괴한 죄
15. 일본 천황 폐하의 아버지인 태황제를 시해한 죄
공판 진술
이번의 거사에 대해 지금까지 그 목적의 대요는 말했다. 나는 헛되이 살인을 좋아해서 이토를 죽인 것이 아니다. 단지 나의 큰 목적을 발표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한 것이기 때문에, 세상의 오해를 없애기 위해 진술하고자 하는 것이 있으니, 다음과 같이 그 대요를 말하겠다. 이번의 거사는 나 일개인을 위해 한 것이 아니고 동양평화를 위해 한 것이다. 러일전쟁에 대한 일본 천황의 선전조칙에 따르면 러일전쟁은 동양평화를 유지하고 한국의 독립을 공공히 하기 위해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본이 개선했을 때, 한국인은 마치 자국인이 개선한 것처럼 기뻐했다. 그런데 이토가 통감으로 한국에 와서 한국의 상하 인민들을 속여 5개조의 조약에 체결됐다.
이는 일본 천황의 뜻에 반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국민은 모두 통감을 원망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어서 또 7개조의 조약을 체결당함으로 인해 한국은 더욱더 불이익을 당했을 뿐 아니라, 있어서는 안 될 일로 황제 폐위까지 행해졌다. 그래서 모두 이토 통감을 원수로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따라서 나는 3년간 도처에서 유세도 하고, 또 의병의 참모중장으로서 각지의 싸움에도 참여했다. 이번의 거사도 한국 독립전쟁의 하나로, 나는 의병의 참모중장으로서 한국을 위해 결행한 것이지 보통의 자객으로서 저지른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나는 지금 피고인이 아니라 적군에 의해 포로가 돼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와 일본과의 관계를 보면, 일본인으로서 한국의 관리가 되고 또 한국인으로서 일본의 관리가 되어 있으니, 서로 일본과 한국을 위해 충성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토가 통감으로 와 5개조와 7개조의 조약을 압박을 가해 강제로 체결하고, 또 이토 개인은 한국의 신민으로 취급해야 될 텐데, 심하게도 황제를 억류하여 마침내 폐위시키기까지 했다.
원래 사회에서 가장 존귀한 것은 황제이기 때문에, 황제를 침해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인데도 공작은 황제를 침해했다. 이는 신하고서는 있을 수 없는 행위이며, 그는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불충한 자다. 그러므로 한국에서는 지금도 의병이 도처에서 일어나 싸우고 있는 것이다. 일본천황의 뜻은 한국의 독립을 공고히 하고 동양의 평화를 유지한다는 것인데, 이토가 통감으로 한국에 오고부터 그가 하는 방식이 이에 반하기 때문에 한일 양국은 지금도 싸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외부와 법부 및 통신기관 등은 모두 일본에 인계하기로 했는데, 그래서는 한국의 독립이 공고하게 될 까닭이 없다, 그러므로 이토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역적이다. 특히 이토는 앞서 한국인 교사하여 민비를 살해하게 한 일도 있다.
동한열사를 노래함(임수성)
군은 보았는가 대범하고 점잖은 장자방이
철퇴 치켜들고 박랑사에 나타나 호랑이 같은 진왕에 내리친 이야기를
군은 보았는가 송나라의 문천상이
몽골의 천군만마와 싸우다가 인을 이루고 순국한 이야기를
영웅들은 이 세상 떠났어도 기특한 혼백을 키워냈으니
이 땅의 지사들은 성사여부를 따지지 않고 죽음을 예사로 여기며 일어섰나니
식견이 탁월한 안중근 의사 그는 그중에서도 뛰어난 호걸
그의 불타는 애국열의는 바닷물도 끓어번지게 할 수 있으리
지옥 속의 부처님이라할까 인간세상의 구세주라 할까
제갈량처럼 고결한 그대의 인품 어찌 보통 인간에 비길 수 있으랴
동해에 노니는 크나큰 고래 하늘 높이 파도를 일으키듯이
열강들은 저마다 뒤질세라 호시탐탐 만몽 땅을 노리고 있다
동아의 국세는 위기에 빠지고 삼한 땅에서 충돌이 생기기
이완용, 송병준은 원수에게 굽어들고 조병세, 민영환은 자살하여 순국했다
붉은 저고리 입던 어린 나이에 뛰어난 지휘 재능 나타낸 안군
싸움터에서 공로를 세우니 병사들은 모두 경탄했다
국적을 소멸하지 못한다면 인도에 해를 끼치게 되거늘
피로써 평화를 쟁취하리라 그는 굳게 맹세했도다
외세를 등에 진 매국역적들 행패 부리는 꼴 이루다 못 헤아리리
강제조약까지 맺게 됐으니 나라는 안팎으로 곤경에 빠졌다
왜적의 13가지 죄악을 공소하니 세상 사람은 한반도 진상을 알게 되었다
회령성 밖에 우뚝 솟은 회령비 몇 번이나 전란을 겪었었던가
망하는 나라 바라보는 우국지사들 피눈물 흘리며 통탄할 제
그 누가 해외에서 거사하여 괴수를 처단하고 첩보를 보냈던가
중천에 밝디밝은 정기 비추는데 광활한 대지를 굽어보니
아, 어째서 인간 세상엔 불공평과 억울함이 가득찼는가
천추에 길이 빛날 창해의 장수 그 정신 이어받은 이 땅의 의사들
정의 위해 태연하게 목숨 바치고 숙원을 풀었노라 만족하게 여긴다
안병찬은 국제공법으로 세상시비 가리고 만국의 여론을 명심하였네
법정에선 피를 토하며 변호를 하여 왜적들의 간계를 간파했단다
태백의 정기어린 반도땅이 키워내는 절세의 영웅 몇이던가
가슴에 박힌 북두칠성이 앞길을 비추니 유인도 위협도 그를 굽히지 못하리
아, 기가 차구가 헤이그 밀사가 피눈물 흘리며
이 나라의 억울함을 하소연했건만 열강은 한국을 돕지 않았다
안 군이 지척에서 발포하니 거물 이등박문은 거꾸러졌다
일본이 제 아무리 강하다 하지만 안 군은 그 나라의 기둥을 꺾었노라
국가 흥망의 무거운 책임을 어깨에 짊어진 안중근 의사
호의호식하는 조정의 벼슬아치들이 어찌 그대를 대신할 수 있으리
일개 필부도 뜻만 있으면 기어이 공업을 이룩하거늘
그 누가 2000만 민중의 속수무책이라 하던가
서울의 성곽은 함락되고 저녁노을이 서산에 비꼈는데
위인들의 사적에 감탄하며 나는 바란다 태극기 빛날 날이 다시 오기를
최후의 유언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또한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 너희들은 돌아가서 동포들에게 각각 모두 나라의 책임을 지고 국민된 의무를 다하여,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하여 공로를 세우고 업을 이루도록 일러다오. 대한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크리스천과 삶 > 크리스천과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선의 프로페셔널(안대희 지음, 휴머니스트) (0) | 2012.05.17 |
---|---|
선비의 탄생(김권섭 지음, 다산 호당) (0) | 2012.05.14 |
도산 안창호 평전(이태복, 동녘) (0) | 2012.05.08 |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박완서, 현대문학) (0) | 2012.05.07 |
유럽문명의 아버지 고선지평전(지배선 지음, 청아출판사) (0) | 2012.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