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가 방주를 지을 때 사용한 나무(창 6:14). 그러나 히브리어 성경에서 단 한 번 언급되는 ‘고페르’의 어원은 확실치 않다. 그래서 ① 혹자는 히브리어 본문 끝에 있는 ‘역청’이라는 말과 연관시켜 송진이 많은 소나무처럼 수지(樹脂)가 많은 나무일 것으로 생각한다. ② 또는, 고대인들이 배를 만들 때 사용했던 삼나무의 일종인 상록침엽수 사이프러스(cypress)의 일종으로 보면서 그 근거로 이 나무의 헬라어 ‘퀴파릿소스’가 ‘고페르’와 발음도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③ 혹자는 ‘고페르’가 아카드어(akkadian, 메소보다미아 지역의 고대 셈어)에서 목자들의 갈대 오두막집(shepherd’s reed hut)을 뜻하는 ‘구브루’(gubru)나 ‘구드루’(gudru)와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보나(T.C. Mitchell), 이 나무를 정확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결국 이 모든 견해는 가설과 추측에 불과할 뿐 어느 것 하나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개역한글판에서는 이를 ‘잣나무’(창 6:14)로, 공동번역은 ‘전나무’로 번역하나 히브리 원문의 ‘고페르 나무’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영어성경 KJV, RSV 등에서는 모두 일찍부터 히브리어 성경을 좇아 ‘고페르’로 번역하고 있으며, 개역개정판 역시 다소 생소한 감은 있으나 이 번역을 따른다. 이 나무를 정확하게 규명하기는 어려우나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당시 불의한 자들을 심판하는 중에도 의로운 자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고페르 나무로 방주를 예비하도록 긍휼을 베풀어 주셨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