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내가 사랑한 시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기독항해자 2014. 12. 2. 17:17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김소월

"가고 오지 못 한다"는 말을

철없든 내 귀로 들였노라.

만수산 올라서서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죠곰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면!


"돌아서 모심타"는 말이

그 무슨 뜻인 줄을 알았으랴

제석산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의

무덤엣 풀이라도 태웠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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