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스스로 다스려라
아주 오랜 옛날 중국에 아이디바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는 이상한 버릇이 하나 있었는데, 사람들과 싸우거나 시비라도 붙을라치면 재빨리 자리를 피해 자신의 집과 땅 주위를 세 바퀴 도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곤했다.
그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주위 사람들이 매번 그 이유를 물어봤지만, 아이디바는 그저 웃기만 할 뿐 한 번도 대답하지 않았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아이디바는 시간이 갈수록 집과 토지를 더 많이 넓혀갔다.
그리고 그가 노인이 되었을 때는 마음에서 누구보다 넓은 집과 땅을 소유하게 되었다.
물론 그때까지도 화가 나면 집 주위를 세 바퀴씩 도는 버릇은 여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디바는 또다시 지팡일 짚고 헉헉거리며 집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
백발이 성성한 아이디바가 세 바퀴를 다 돌 때쯤 되자 태양은 이미 서산을 넘고 있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밭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는데 그의 손자가 다가와 물었다.
"할아버지! 이제 연세도 많으시고 땅도 마을의 어느 누구보다 넓잖아요. 아무리 화가 나셔도 예전처럼 그렇게 뛰어다니시면 위험해서 안 돼요. 도대체 왜 그렇게 화만 나면 뛰시는지 저한테라도 좀 알려주세요, 네?"
손자의 간곡한 부탁을 물리치지 못한 아이디바는 마침내 오랫동안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털어놓았다.
"젊었을 때 화가 나서 사람들과 시비가 붙으면 내 집과 땅 주변을 세 바퀴씩 돌면서 생각했단다. '집은 이렇게 작고 땅도 이렇게 좁은데 화내고 싸울 시간이 어디 있는가! 그럴 자격도 없다!' 그러면 화가 거짓말처럼 사라졌어. 그리고는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열심히 일했지."
아이디바의 깊은 뜻에 손자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궁금증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러면 지금은 왜 이렇게 뛰어다니세요? 이미 큰 부자가 되셨잖아요."
그러자 아이디바가 웃으며 말했다.
"나이가 들어도 화나는 일은 여전히 생기더구나. 그럴 때는 '집도 이렇게 크고 땅도 넓은데, 아직까지 사람들과 피곤하게 싸우고 있는 나는 얼마나 못난 사람인가!'라고 생각하면서 땅과 집 주위를 돈단다."
(출처: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여우의 생존법칙, 우원, 강경희, 나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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