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보따리

주객 전도

기독항해자 2013. 4. 2. 19:37

주객 전도



어떤 상인과 낙타가 대규모 카라반의 한 구성원으로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사막 가운데서 하룻밤 야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중동의 사막 지역은 낮에는 무척 덥지만 밤이 되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추워집니다.

그런데 그날 밤은 유난스러웠다고 합니다.

상인은 텐트를 더 단단히 치고 따뜻하게 그 안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하지만 낙타는 별 수 없이 추운 밖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너무 추운 나머지 낙타는 코끝만이라도 텐트 속에 넣게 해달라고 상인에게 애원했습니다.

다른 곳은 그만두고 그저 코끝만이라도 좀 따뜻하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상인은 낙타의 애원을 매정하게 뿌리칠 수 없어 들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낙타는 코끝은 텐트 안에 넣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처음에 코끝만 텐트 안에 넣게 해달라던 낙타가 좀 있다보니 야금야금 머리를 밀어 넣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인이 조금 더 비켜주었더니 머리 전부를 텐트 속으로 밀어 넣고, 곧이어 어깨와 앞발, 급기야는 등에 있는 두 혹과 뒷발까지 밀어 넣어 마침내 텐트 전부를 점령하고 말았습니다.

추운 바깥으로 밀려난 상인은 참으로 가련한 신세가 되었습니다.

처음에 코끝만 집어넣게 해달라고 애원할 때 단호하게 거절했어야 옳았습니다. 일단 빌미를 주고나니 주객이 전도되고 만 것입니다.

우리들의 사고 습관이나 행동 습관 그리고 인품 속으로 낙타의 코끝 같은 쓰레기들이 매일매일 점령해 들어오고 있습니다.

꾸물거리거나 늑장을 부릴 때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느낌이 들면서도 습관적으로 할 때마다 인생의 대부분이 쓰레기로 채워지고 맙니다.

뒤늦게 정신을 차려보면 인생의 밖으로 밀려난 안을 기웃거리는 꼴이 되기 쉽습니다.

뚜렷한 목표, 생생한 비전이 없을 때 우리 삶의 텐트 속으로 산더미 같은 쓰레기들이 밀려들어 오게 됩니다.

생각의 텐트, 행동 습관의 텐트에 온갖 쓰레기들이 밀고 들어오는데도 속수무책으로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이, 비전이 고갈된 우리 시대의 모습입니다.

(출처: 아들아 머뭇 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1, 강헌구, 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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