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
고대 여러 민족에게 있어서 흰 백합은 청정, 순결 및 신적인 빛의 상징을 이루고 있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에람에서 달의 신은 '백합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에람의 왕도 수사는 이 꽃의 이름과 연관지어 명명되었다. 크레타 섬에서는 백합의 홀을 여왕과 여신으로 상징하였다. 올림프스의 제우스가 백합으로 장식되어 있었던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라 생각된다. 또 그리스의 신앙에 의하면 죽은 자는 백합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성경에서 백합은 선택되었음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여호와는 그 백성 이스라엘에게 이슬처럼 임하시고, 이스라엘 백성을 "백합화 같이 피어나게" 하신다(호14:5). 아가에서는 신랑은 선택된 신부를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라고 부른다(아2:2). 신랑 자신도-신랑은 그리스도를 나타낸다-스스로를 "샤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라 부른다(아2:1). 그는 "동산으로 내려가 향기로운 꽃밭에 이르러서 동산 가운데서 백합화는 꺾는 자"이다(아6:2). 이것은 틀림없이 미와 청정과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의 탐색을 나타내는 상징적 이미지다.
솔모몬의 성정의 두 기둥 여긴과 보아스의 기둥머리는 백합꽃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왕상7:19,22). 종교적으로 중요한 건물이나 물품이 백합을 닮은 경우-예를 들면 청동으로 주조된 바다는 "그 가는 백합화의 식양으로 잔 가와 같이" 만들어져 있었다(왕상7:26)-그것은 그 건물이나 물품이 갖고 있는 종교적 의의를 나타낸다.
산상수훈에서 예수님은 들의 백합화를 가리켜 말하기를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고 하셨다(마6:28-29; 눅12:27).
라벤나와 로마의 모자이크에 그려진 하늘의 들판은 백합의 보고라 칭하며, 종종 순결의 상징으로서 성인이나 처녀들의 발 밑에 피어 있다 수태고지의 천사는 마리아의 동정녀 수태를 나타내는 표시로소 종종 손에 한 송이 백합꽃을 쥔 모습으로 표현된다. 백합이 세계 심판자의 입에서 나오고 있을 경우에는 하나님의 은총과 선택의 상징이다.
구약성경의 "골짜기의 백합"은 현실의 백합과는 달리 은방울 꽃이라고 받아들여지며, 이 은방울 꽃은 그리스도의 상징이라 여겨지게 되었다.
(성서 속의 상징 193, 최대형 편역, 은성)
장미와 함께 백합은 오래전부터 많은 나라에 알려졌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알크메네는 남편의 부재중에 남편 모습으로 변하여 접근한 제우스와 관계를 맺어서 헤라클레스를 낳았는데 제우스의 아내 헤라클레스는 남편의 부정을 알았기 때문에 그 아이를 미워했다. 그런데 제우스는 건장한 자기 자식에게 불사(不死)를 주기 위해서 헤르메스를 이용해서 유아 헤라클레스를 헤라가 자고 있는 곳으로 보내서 그 젖을 먹게 했다. 헤라클레스는 맹렬한 기세로 젖을 빨았기 때문에 헤라는 눈을 떴다. 헤라는 이를 알아차리자 화가 나서 재빨리 유방을 빼냈는데 그 힘으로 젖이 하늘과 땅으로 흩어졌다. 전자가 하늘의 강이 되었고, 지상에 떨어진 곳에서 백합이 났다고 한다. 한편 로마인도 여신 주노(그리스의 헤라)의 성화로서 이를 찬미하고, 희망의 심벌인 동시에 왕위계승자의 표시이기도 하였다. 고대 로마의 화폐의 대부분에 백합은 <로마 민중의 희망>이라는 말과 함께 각인되었다.
백합은 그 초초한 모습, 특히 청초한 그 흰색으로 인해서 고대에 소중히 여겨졌는데 고대 이스라엘에서 백합은 순결과 정결의 심벌이며, 『아가』 등 『구약성서』 중에도 많이 언급되어 있는데 백합을 순결의 심벌로 보는 것은 그리스도교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중세에 흰 백합은 순결과 처녀성의 종교적 심벌이며, 특히 성모 마리아의 지물이 되었는데 그림이나 조각에만 그것이 많이 보이는 것은 아니며 가톨릭 국가에서는 마리아상이 백합으로 장식되는 것이 보통이다. 백합은 또한 독일 초기에 약용식물로서 수도원 정원에 잘 심어졌다. 그리스에서도 부인병의 약이라고 하였는데, 독일에서도 백합뿌리를 먹으면 출산이 쉬워진다고 하였으며, 또한 슬로바키아인 사이에서도 백합 뿌리를 잘라서 삶은 것은 진통을 완화시킨다고 하여서 이용되었다.
백합이란 이름은 땅 속의 비늘줄기 여러 조각이 합쳐져서 하나의 뿌리가 되었기 때문에 붙여졌다. 때로는 백합병(百合病)을 전문적으로 치료한다는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백합의 뿌리 모양이 마늘과 비슷하고 맛은 마와 비슷하기 때문에 속칭 산뇌서(蒜腦薯)라고도 하며 꽃, 잎, 뿌리가 모두 사방으로 자라기 때문에 강구(强仇)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다.
이 약은 냄새가 없고 맛은 조금 달고 쓰며 성질은 차다.[甘苦寒]
백합은 진액을 생성시키고 폐를 윤택하게 하여 오랜 기침, 마른 기침을 멈추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사고력, 언어, 행동, 미각이 상실되고 입맛이 없고 소변이 붉은 증상에 사용한다.
약리작용은 진해작용, 백혈구감소증유효반응, 강장작용, 항산화작용, 진정작용, 항알레르기작용 등이 보고되었다.
생김새는 긴 타원형, 피침형 혹은 긴 삼각형의 각질성 인편이며 중심부는 두꺼우나 가장자리는 얇고 주름져 있거나 안쪽으로 구부러져 있다. 바깥면은 유백색 또는 엷은 황갈색으로 광택이 조금 있고 반투명하다. 인편에는 여러 줄의 평행맥이 있고 질은 단단하나 쉽게 부서지고 꺾은 면은 매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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