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시

산당화

기독항해자 2016. 5. 23. 20:31

산당화


김춘수 시인이 쓴 시 이 생각납니다

’ 시를 찾아서 읽었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명자꽃의 이름을 알기 전에는

명자꽃을 몰랐습니다

명자꽃의 이름을 알자

명자꽃은 명자꽃으로

반가왔습니다

 

명자꽃의 이름 중에 산당화란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산당화란 이름을 알자

산당화는 나에게 의미 있는

꽃나무가 되었습니다

 

이름을 알기 전에는

한 그루의 꽃나무였습니다

이름을 안 후에는

전혀 다른 꽃나무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름을 알기 전에는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름을 불러줄 때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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