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시

망초의 항변

기독항해자 2016. 5. 19. 17:14

망초의 항변

 

내 이름은 망초

우씨

왜 웃어

 

나는 억울하다

내가 날개가 있어 날아온 것도 아니고

내가 발이 있어 걸어온 것도 아니고

내가 오고 싶어 온 것도 아니고

 

집도 떠나면 다 고생이잖아

내가 부모 친척 친구를 떠나 이 땅에 와서

정착하쟎이 얼마나 힘들었겠어

지금은 자리를 잡고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지만 말이야

 

그래도 나는 억울하다

하고 많은 이름을 나두고 망초라니

내 이름을 망초라고 한 자초지종을 아래 적어 보았다

 

망초(亡草)는 밭을 망치는 풀이라고 망초라 하기도 하며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망하라고

심어놓고 간 풀이라고 망초라고도 합니다.

 

망초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구한말 가슴아픈 사연이 담긴 꽃으로

망초가 갑자기 퍼지기 시작하면서 을사조약이 맺어져

나라가 망한 누명을 썼던것 같습니다.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도입경위는

철도공사를 할 때 철도 침목에 묻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는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국화과의 낙엽두해살이 풀입니다.

 

내가 얼마나 억울한 지 이제 알겠지

내 사촌 쯤 되는 애가 있는데

개 이름은 개망초라고 부른다

개는 얼마나 더 억울할까

 

망초와 개망초는 잎은 거의 구분이 힘들고 꽃으로 구분하는데

개망초가 꽃이 더 크고 분홍색이 돌며 예쁜 편입니다.

그런데 앞에 '' 란 접두사는 일반적으로

...보다 못한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왜 더 예쁜 개망초에 ''자를 붙였을까요?

그것은 나라를 망하게 한꽃이 예쁘면 얼마나 예쁘겠냐는

우리 선조들의 분노에서 그렇게 되었다고 합니다.

 

개망초와 망초의 차이는

망초는 키가 100~180cm 정도로 크지만,

개망초는 30~100cm으로 비교적 작고,

망초는 꽃이 작아 2~3mm에 불과하지만,

개망초는 20mm로 크고 예쁘다.

망초는 줄기가 비어있고 개망초는 속이 차있다

 

나라를 망하게 한 것은 즈그들이면서

왜 남의 탓은 해

못 써 그러면 못 써

 

내 원래 이름은 fleabane이다

북한에서는 잔꽃풀이라고 한다

길에서 오다가다 만나는 것은 개망초다

내 이름을 돌려다오 사람들아

나도 멋진 이름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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