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내가 사랑한 시

그대 길 가다가(김옥림)

기독항해자 2016. 5. 5. 15:35

그대 길 가다가


그대 길 가다가 향기로운 꽃을 보면

향기로운 꽃이 되라

돌을 만나면 주춧돌이 되고

나무를 만나면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가 되라


그대 길 가다가 우연히 시내를 만나면

속살 훤히 내비치는 시내가 되라

강을 만나면 고요한 강이 되고

바다를 만나면 용솟음치며

사철 넘실거리는 바다가 되라


그대 길 가다가 어쩌다 새를 만나면

기쁨으로 노래하는 새가 되라

달을 만나면 풍성한 달이 되고

별을 만나면 늘 꿈꾸는 하늘이 되라


그대 길 가다 보면 

그대도 길이 되나니


-김옥림, 아버지가 꿈꾸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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